“장흥 한우를 국내 대표적 한우로 키워 나갈 것”

탐마루장흥한우영농조합법인 이길주 대표 

“세상에 한우가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은 들어봤어도, 실제로 경험해 보긴 처음이다" 이 말은 장흥 한우를 처음으로 맛 본 한 외지 방문객의 입에서 나온 고백이다. 같이 온 많은 일행 중 누구도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장흥은 사람보다 한우가 많은 고장이다. 토요시장, 한우삼합과 더불어 장흥한우는 이제 정남진 장흥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취재 - 박동현 기자

탐마루장흥한우영농조합법인은 장흥을 대표하는 조합
전남 장흥은 지역 이미지 브랜드가 정남진(正南津)이다. 정남진(正南津) 장흥.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으로 내려가면 도착하는 곳은 장흥 해변이란 뜻이다. 남쪽의 가장 따뜻한 지방, 나루터 또는 바닷가 해안지역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장흥 읍내를 가로지르는 잘 정비된 탐진강. 그 강변의 장흥 토요시장, 그리고 장흥한우와 한우삼합은 이제 장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장흥한우’다. 탐진강변에 위치하고 있는 탐마루장흥한우영농조합법인(대표 이길주 / www.tammalu.com)은 장흥군 한우영농조합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조합이다. 한우고기와 식당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이길주 대표를 직접 만나 장흥한우의 우수성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탐마루는 ‘탐진강이 내려다보이는 마루’란 뜻을 가졌으며 브랜드컨설팅을 받고 지었을 만큼 신경 써서 만든 상호라고 한다. 탐마루장흥한우영농조합법인(이하 ‘탐마루 조합’으로 표기)은 지난 2009년 5월 15일 5명의 회원으로 설립했다. 한편으로는 한우만 사육하는 농가가 모여 ‘정남진장흥한우영농조합법인(이하 ’정남진조합‘으로 표기)’을 따로 설립하기도 했다. 한우는 최대 1400두까지 사육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한우 사육의 최적지에서 친환경 유기농 고급사료를 먹이며 가장 육질이 좋을 시기에 출하 하는 등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어
이길주 대표는 “탐마루에서는 한우 사료를 친환경 유기농 고급사료를 먹이고 있다. 우리는 일반사료보다 소화 흡수율이 30%이상 더 좋은 것으로 알려진 TMF(Total Mixed Fermentation)라고 하는 발효사료를 사용한다. 곡류만 먹이는 게 아니고 풀도 먹이며, 각종 레시피를 개발해서 소가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조합에서는 거세 소는 30개월 되면 출하하고, 보편적으로 암소는 40~60개월 정도 되었을 때 출하해야 고기도 맛있고 등급도 잘 받을 수 있다. 가장 육질이 좋을 시기, 일정 개월 수가 되어야 출하한다. 국내 한우 사육기술, 노하우는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지방이나 비슷하다고 본다. 사육기술 보다는 오히려 어떤 환경인지, 위치는 어떤지, 얼마나 좋은 혈통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장흥은 물 좋고,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한우를 사육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환경, 온도, 습도, 사육시설 등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함이 없는 지역이다.”라며 장흥을 자랑했다.

또한 소 사육장(울타리)은 일반적으로 가로 4미터, 세로 8미터인데 반해 ‘정남진조합’의 울타리는 가로 5미터, 세로 10미터로 더 크게 지었다. 소들이 좀 더 많은 운동을 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배려한 것이다. 한편으론 친환경 퇴비를 사용 후 다시 수거해 가공장에 들어가서 좋은 퇴비로 재탄생시켜 농가에서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을 하고 있다.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료를 먹여 가장 육질이 좋을 시기에 도축하는 장흥 한우는 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는 오프라인에서의 판매 매출이 인터넷쇼핑몰 보다 더 높지만 온라인 매출도 점차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꽃피는 아침마을’이라고 하는 쇼핑몰은 약 30만명의 슈퍼 컨슈머들이 포진해 있는 유명 쇼핑몰인데 여기에 일주일에 두 번 우리 한우고기를 경매하고 있다. 이 쇼핑몰에 예산한우, 영주한우, 그리고 장흥한우로는 우리 조합이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주문이 조금씩 늘고 있다.”

장흥 토요시장의 대성공으로 장흥한우, 한우삼합도 덩달아 유명해 져

이 대표의 말에 따르면, 장흥한우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장흥 토요시장’이 생기면서부터다. 장흥 토요시장이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2005년. 과거 호남 5대장에 꼽힐 만큼 유명했던  시장이 침체되자 군(郡)에서 이를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과 마케팅을 했고, 그 덕분에 지금의 토요시장으로 대성공을 이루었다. 이 대표는 “매주 토요시장을 찾는 수많은 외지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바로 장흥한우와 한우삼합이다. 장흥 득량만에서 생산되어 전량 일본에 수출할 정도로 유명한 키조개와 ‘우드랜드’로 알려진 장흥 편백숲에서 자라는 표고버섯, 그리고 장흥한우의 등심이 합해져 만들어진 한우삼합은 이제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장흥의 음식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원래 홍어, 돼지고기, 김치를 합하여 먹는 홍어삼합에 비유해서 만들어졌는데 이제는 이 한우삼합이 더 유명세를 탈 정도라는 것이다.

장흥 토요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한우고기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육질 좋은 맛있는 한우를 저렴하게 구입, 맛볼 수 있어서 전국에서 오는 버스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탐마루조합 뿐만 아니라 장흥에서 한우를 생산하는 모든 한우 농가들도 이를 계기로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사육 노하우를 쌓으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탐마루조합도 자체 한우 판매 축산물 센터와 식당을 찾는 발길들이 늘어나며 매출이 상승하고 있어 더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다.

장흥은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은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말은 비유로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장흥군 인구는 현재 4만 2천 명 정도지만 한우는 5만 5천~6천두 정도 된다. 그만큼 한우를 기르기에 적합한 지역이다. 날씨와 기후, 지리적 조건까지 장흥 한우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사회봉사, 후원, 기부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사회적 활동 하고 있어
이 대표는 이곳이 고향이다. 젊었을 때 잠시 의류업에 종사한 때도 있었지만 군대 제대 후부터 이 일에 뛰어들어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했다. 그는 “매형에게 처음 얘기를 들었던 1997년만 해도 젊은 사람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조금은 무시 받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망설이고 남을 의식하기도 했었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3년 정도 버티니까 오히려 이 일은 내게 천직인 것 같았다. 그때부터 자신 있게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가 깊이 있게 공부한 것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식육기술학교(미트아카데미)’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총11주 과정이었는데 이론과 실기를 겸한 과정을 거치면서 식육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도움이 되었던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여기에서 ‘식육기능처리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국제중앙로터리 이사, 장흥군 체육회 이사, 장흥군 번영회 이사, 장흥 태권도협회 이사 등을 맡으며 많은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드림스타트(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교육, 의료분야 등에 혜택을 지원해주는 단체) 위원으로 활동하며 남을 돕는 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어린이재단에는 매달 일정금액을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1년에 한 번씩 장흥군 복지과에 5~6백만원 가량의 물품을 지원하고 있고, 장흥군 10개 읍면 저소득층에 지원이 될 수 있도록 군청에 적극적으로 건의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광주 YWCA에서 봄, 가을 두 번 개최하는 바자회에 장흥한우가 참여해 다른 여러 품목들처럼 매출액의 10%를 YWCA에 환원하고 있다고 한다. 

“결코 돈이 많아서 하는 게 아니다. 다 같이 살아가자는 순수한 뜻이다. 군청이나 로터리 클럽이 좋은 일을 많이 하지만 사각지대에 있는 소년소녀 가장들도 있을 텐데 그들의 후견인 제도를 만들자고 제안도 많이 하고 있다.”

이 대표의 꿈은 1,000두 이상의 한우를 키워보는 게 일차적인 희망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만의 브랜드육을 활성화 시켜 한우 체인망을 전국으로 확대해 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6월 29일 서울 개포동 국립국악중고등학교 정문 맞은편에 있는 전남 친환경유통센타 1층에 ‘탐마루장흥한우 축산물센터 2호점’을 오픈한다. 이곳은 도소매를 같이 하는 수도권 물류거점이 된다. 이곳에서는 조합법인에서 사육하는 장흥한우 고기를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게 되는데 앞으로 이곳 상황에 따라서 수도권에 축산물센터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느리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생각이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나씩 계획을 실천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생각했던 대로 큰 꿈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