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15주년 맞아 북한 공화국 성명 발표
북한의 잇단 화해의 손짓에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어올까?

지난 6월 15일은 역사적인 6. 15공동선언 15주년이었다. 이에 맞추어 북한이 대화의 신호를 보내왔다. 이례적으로 공화국 성명을 통해서 남북 대화 의지를 강조했고 억류 중인 남측 주민 3명도 송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성명 발표로 경색된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어올까? 
글 편집부 
북한이 발표한 공화국 성명은 북한에서 발표하는 공식 성명 중에서 최고 수준의 권위를 가진 성명이다. 북한은 보통 남북관계나 대외 관계에서 발표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국방위나 외무성, 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을 통해서 성명을 발표한다. 그 발표 수준과 비슷한 성명이바로 공화국 성명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총 5차례 공화국 성명을 발표했다. 1993년, 2003년, NPT 탈퇴를 선언할 때 등이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는 지난해 7월, 인천아시안게임에응원단과 선수단을 파견하겠다고 공화국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6.15공동선언 기념일 즈음해서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은 이번 성명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이번 6. 15 선언 계기로 해서 남북 대화를 해 보겠다는 의지를 북한이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성명에서는 “북남 사이에 신뢰하고 화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화 용의가 있으니 환경을 조성해보자는 뜻이다.  
최고 수준의 공화국 성명, 김정은의 대화 제스처일까
북한은 성명을 발표한 날 조선적십자 중앙위원장 명의로 최근 북한에 억류된 남측 국민 2명을 오늘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겠다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얼마 전까지 북한에 억류된 국민 4명의 송환을 촉구하는 남측 통지문의 수령을 거부한 것을 생각해볼 때 태도가 급변한 것이다. 이번 북한의 성명 발표에 대해서 <노동신문> 등 북한의 매체들은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대남 비난 수위를 낮추었다. 
이번 성명에서의 문제는 전제 조건이다. 북한은 성명에서 흡수통일, 체제 통일을 추진하지 말자면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 상호 비방 중지, 남북 화해 교류협력을 가로막는 법적·제도적 철폐를 주장햇다. 이는 지금까지 이야기해 온 대북 전단 살포 금지나 5. 24 조치 해제를 얘기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존 북한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거론하면서 비방하던 기조와는 달라지기는 했다. 
대화 제의 해놓고 김 위원장 야간해상연습 참관
김정은 위원장은 대화를 제의해 놓고 야간해상연습에 참관했다. 이런 모습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북한은 남북 대화 관계 속에서 항상 대화와 무력 도발을 되풀이해 왔다. 남북 관계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던 DJ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도 그랬다. 북한은 2002년도에 2차 핵 위기가 발발했고 2006년도에 1차 핵실험 등으로 무력 도발을 해왔다. 이런 도발을 한다고 해서 대화의 의지가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이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 남북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의 이번 성명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한·미 연합군사연습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요구사항은 북한이 먼저 회담장에 나와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제 조건 없이 대화에 응하라고 북한에 촉구한 것이다. 
북한의 속셈 알지만 유연한 대북 태도 필요 
북한은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남측이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임에도 남북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려고 하고 있다. 북한의 속내는 이렇게 뻔하다. 하지만 일단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유연하게 북한과의 접촉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북한이 내놓은 전제 조건에 남측이 성의를 보이면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남북 당국 간 대화는 지난해 10월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김영철 북한군 정찰총국장 간 군사당국자 접촉 이후 8개월 동안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북한과의 대화 창구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꽉 막힌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이번 북한 제안에 정부가 지혜롭게 대처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