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위기 극복, 방열판 제조기업 우뚝
“오늘은 힘들지만, 내일은 반드시 웃는다”

㈜CK정공 이옥화 대표 

새터민 출신 유일한 제조업 CEO. (주)CK 정공 이옥화 대표.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방열판 제조기업을 꾸려가고 있는 이 옥화 대표는 미경, 수진 등 세자매가 의기투합해 일궈온 기업으로 화제를 모아왔다. 탈북자들이라면 주로 냉면집 등 북한 음식 전문점을 개업하는데 반해 제조업체 CEO로써 고난을 극복해 나가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오기까지, 많은 고비를 이겨내며 지금의 CK 정공을 만들어왔다. 지난 2009년 부도 직전에 몰린 회사를 연 매출 15억원이라는 놀라운 신화를 쏘아올리며 정상화의 반열에 올려놓기까지 그동안 이 옥화 대표의 땀과 눈물의 감동 스토리를 지금 <월간한국인>에서 만나본다. 
             

북한에서 몸으로 익힌 악과 깡으로...
“12살 때 북한에서 나무로 된 총을 들고 산을 오르내리며 살아남는 특공대 훈련을 받았습니다. 방학때면 배고픔을 참지 못해 눈덮인 언강을 건넜다가 북한군에게 잡혀 죽음의 순간까지 간 기억도 있지요. 죽을 만큼 맞고 피투성이의 몸으로 집으로 옮겨졌으나 꼼짝도 못하는 저를 보고 집에서는 관을 준비해서 마루에 놓았습니다. 숨만 붙어있는 상태로 그렇게 일주일만에 일어났는데 정말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기회를 보다 강을 건너 중국으로 갔는데 거기서 안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허드렛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텨냈습니다. 스포츠 마사지사로 일할 땐 관광객들이 성황이 되자 주변 상인이 저를 밀고해 하루아침에 다 버리고 몽골로 도망쳤습니다. 한번 붙잡혀 죽을 고비를 넘겼기에 또 붙잡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지요. 몽골에서도 이런 저런 일을 하며 결국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기업 경리에서 CEO가 되기까지...
이 대표가 회사를 물려받기 전까지, 1)주식회사 바이테크 회사경리에서,  2)CK산업 주임으로 일을 충실히 해냈던 그녀는 처음엔 입. 출금 장부가 뭔지도 모르고 전화받는 법도 모르는 완전 생초짜였다. “매일 혼나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스스로 제대로 배워나가야겠다는 의지가 생기더군요. 퇴근 후 CAD, 컴퓨터, 지게차 운전 등 닥치는대로 배워나갔습니다.” 빠르게 적응해 가며 회사의 든든한 안방살림꾼으로 잘 해나갈 무렵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다. 경영진들이 경리일을 하다보니 누구보다 회사 사정을 꽤 뚫고 있는 직원도 없었기에 이 대표에게 회사를 같이 살려보자는 제의를 해왔다. 언니 미경씨와 동생 수진씨에게도 같이 제의하며 회사를 함께 살려보기로 결정했다. 당시 이 대표의 수중에는 저축한 돈 3800만원이 전부. “자본이 너무 딸려 회사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 공장을 가동해 나갔습니다. 갖은 고민 끝에 지인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사정을 했더니 보증금도 받지 않고 설비를 해주셨지요. 설비들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이라 초기에는 기술적으로도 어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같이 고생하는 직원들의 월급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납품이 가능한 제품이 생산되지 못하다 보니 들어오는 돈은 거의 전무했다. 회사가 너무 어렵다 보니 재무제표나 서류와 담보 등 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 냉대를 받기 일쑤였다. 최후의 보루로 거래처에 악착같이 찾아다니며 통 사정을 할 때 경남에 있는 본사 방문시 회사 대표가 임원들 앞에서 “탈북자라고 무시하지 마라. 열정과 노력은 우리가 배워야 할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습니다.” 여기에 거래처까지 점점 떨어저 나가는 최악의 상황속에 한줄기 햇살이 내려왔다. 같이 공장을 꼭 살려보라며 지인이 선뜻 1000만원을 빌려주신 것. “저희 3자매는 이를 악물고 오기로 기업을 일으켜 보자고 다짐했습니다. 회사 이름도 새롭게 CK-콘덴싱 킹의 영문 약자로 바꾸고 열정을 다해 일했습니다.” 하루 3시간씩 자며 지게차를 운전하며 공장 라인마다 정말 화장실 갈틈이 없을 정도로 일에 몰두했다. “언니와 동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CK정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아마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열정과 노력을 알아보는 많은 지인들의 도움의 손길로 회사는 회생의 길을 조금씩 찾아갔고 첫해 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에 이르렀다. 정말 땀과 눈물로 이룬 눈부신 성장이었다. 

‘사람이 최고다.’ 사람중심 경영 펼쳐
현재 CK정공은 이옥화대표가 기업을 운영한다고 알려지며 북한에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들에게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이탈주민 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공장 내부를 견학오기도 했다고. 직원 10여명의 작지만 옹골차고 내실있는 경영을 펼쳐가고 있는 이 대표는 공장환경의 청결함과 직원간 화합과 신뢰가 좋아 매우 좋은 분위기 속에 회사를 하나씩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불량품 제로로써 최고의 품질을 자부하는 품질최우선을 지향하는 이 대표는 가족같고 형제 같은 직원들이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근무하기에 이런 좋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공을 돌렸다. 또한 ‘사람중심’ 경영철학처럼 신용을 가장 최우선으로 그동안 힘들때마다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선 신용을 바탕으로 내실경영을 펼쳐나가는데 주력해 오고 있다. “밑바닥까지 내려가니 더 이상 잃을것이 없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위기를 극복하고 보다 힘찬 도약 이뤄갈 것-현재는 많이 힘들다. 
한국에 와서 가장 기뻣던 것이 제 이름 석자로 전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수기, 냉온수기, 가정용쇼케이스, 업소용쇼케이스, 김치냉장고, 냉장고 안에 들어가는 벤딩, 정수기와 냉온수기, 소형 온수기 등에 들어가는  방열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여 그동안 설비 융자 자금을 다 갚아온 그녀는 힘들었던 때를 잊지않고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도 해나갈 것이라고. “제가 죽을 상황이 되었을 때 깨닫게 되더군요. 다시 일어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베풀며 살겠다고. 회사를 보다 확장시켜 나가면서 중견기업까지 그림을 그려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탈북한 새터민들을 위해 보다 큰 꿈을 공유할 수 있는 시발점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직까지 새터민들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고 소기업을 무시하고 천대하는 기업 문화가 아쉽습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이 미약하여 중소기업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잃어가고 있습니다. 방법을 다각적인 면에서 좀 찾아줬으면 합니다. 기업 운영이 많이 힘들기에 자금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세계 최고의 방열판 제품을 만들어 세계적인 기업에 납품하는 것이 꿈이라는 이 대표의 당찬 포부처럼 희망의 물결이 가득 넘처나길 기대해 본다. 

이옥화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제9기 CEO명품아카데미 회장, 소상공진흥공단 수석부회장, 미래창조융합 국가지도자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현재 ‘콘덴싱 킹’ (주)CK정공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