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민주화의 큰 별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군정을 종식하고 첫 민정 시대를 연 대통령으로 민주화의 거목으로 기억될 것...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서거에 온 국민이 애도의 뜻을 표하며 각 곳에 설치된 분양소의 분양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61년 5.16 군사 쿠데타 이후 32년 동안 계속된 군사정권시대를 마감하고 문민정부, 문민시대를 연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은 11월 22일 새벽 0시 22분 향연 88세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별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급성 심부전증과 패혈증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었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고 김 전 대통령의 장례는 정부가 국가장법으로 개정한 이후 첫 국가장으로 거행된다. 장례는 국가장법에 따라 26일까지 5일장으로 진행되며 장지는 국립 서울 현충원의 장군제 3묘역 우층 능선에 조성될 예정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으로 세워졌고 행정자치부 내에서는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추진단이 구성되어 영결식과 안장식 등을 준비하게 되며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은 ... 
1927년 12월 경남 거제군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서 출생했다. 1951년 9월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철학과를 졸업하여 1954년 만 26세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5,6,7,8,9,10,13,14대 국회의원(9선)으로 활동했다. 그 이후1954년  이승만의 3선 개헌에 반대, 자유당을 탈당하고 1963년 박정희의 군정 연장 반대 데모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 1969년 3선 개헌 반대투쟁을 전개하다가 초산 테러를 당했다. 1974년에는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선축되었고 1985년에는 신한민주당 창당, 1992년 12월 18일 대통령에 당선되어 1993년 2월 25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김 전 대통령이 남긴 공(功)과 과(過)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완성을 향한 기틀을 놓았다. 대통령 취임 10일 만에 기습적으로 이룬 일이 바로 군내 정치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체하여 군의 정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김진영 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 국군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하고 이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군부 실세들의 옷을 벗겼다. 김 전 대통령은 "다시는 쿠데타가 일어날 수 없도록 한 가장 중요한 개혁"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군의 정치 세력화 잠재력이 컸던 시절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과감하게 이 일을 단행했다. 

1993년 8월 저녁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긴급명령을 통해 금융 실명제를 전격 발표했다. 청와대 내부서도 핵심 간부만 알고 있었던 일이었다. 이런 금융 개혁은 우리 사회의 '검은돈'을 걷어내고 합리적 과세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또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 앞장섰다. 그 시작은 바로 자신의 재산을 공개하는 일이었다. 부정축재 의혹이 드러난 전, 현직 국회의장이 정계에서 물러났고 일부 장, 차관은 해임되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며 부조리를 뿌리 뽑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는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핵심 국정 과제로 내세웠다. 일제 잔재인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하고 5.18 특별법을 제정하여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했다. 또' 4.19 의거'를 '4.19 혁명'으로 격상했고 12.12에 대해서는 '하극상에 의한 군사 쿠데타'로 규정했다. 

이렇게 민주화의 본격적인 기틀을 마련한 공로가 있었지만 큰 과오도 있었다. 
바로 IMF 구제금융 신청이다. 임기 말 IMF 구제금융 신청은 김 전 대통령 정치 역사에 가장 큰 과오로 남는다. 외화보유고가 바닥나고 한보철강, 기아차 등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로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졌지만 선제적 대응에 실패하여 외화위기 사태를 불러 온 것이다. 
그리고 북핵 위기로 한반도 긴장감이 최고조로 다다른 1994년, 김 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그 해 7월 김일성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남북관계는 김 전 대통령 퇴임 때까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아들 현철씨는 1997년 초 불거진 한보그룹 특혜 대출 의혹에 연루되어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 아들로서는 처음이었다. 여기에 핵심 측근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이 아들의 대입 부정에 휘말리고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 수석까지 비리에 연루되면서 김 전 대통령 임기 말 지지율은 10% 아래로 떨어졌다. 

민주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김 전 대통령은 이제 역사의 한 인물로 우리에게 남게 되었다. 그가 남긴 '화합과 통합'의 숙제는 우리 사회의 분열과 반목, 대립의 청산 없이는 불가능한 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국민적 염원이자 시대적 요구인 화합과 통합을 현 정부와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가장 큰 숙제이자 책임이 아닌가 싶다. 

김 전 대통령의 어록 

1979년 유신시절 의원직 제명 당시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야 만다"

 1982년 가택연금 당시 
"날 감금할 수는 있어 힘으로,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순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 내 양심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 

1990년 3당 합당 당시 
"호랑이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 

1993년 하나회 척결 반발 당시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밖에 없다" 

1995년 일본의 독도 망언 당시 
"그래서 이번에 버르장머리를 기어이 고쳐야겠다" 

1997년 차남 비리 관련 대국민 사과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아들의 허물은 곧 아비의 허물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