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품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는 제네시스
정몽구 회장 품질경영으로 당당히 세계 명차로 부상하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 2015년 하반기(7∼11월)에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한 324만6천대 판매를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끈질기게 밀어붙인 ‘품질경영’이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시키면서 내년 현대·기아차의 모습과 앞으로의 비전이 궁금해진다.
정리 편집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EQ900’의 공식 출시 행사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야심작 ‘제네시스 EQ900(신형 에쿠스)’을 직접 공개하며 세계 최고급차 시장 경쟁의 포부를 밝혔다. 정 회장은 “EQ900은 세계시장을 목표로 야심차게 개발한 최첨단 프리미엄 세단”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거 2008년 1세대 제네시스, 2009년 에쿠스, 2012년 K9, 2013년 2세대 제네시스 출시 때도 정 회장은 행사를 주관했었다. 이번은 지난번보다 더욱 애정을 갖고 이 행사를 챙겼다고 전해진다. 제네시스 EQ900은 정 회장의 결단을 통해 나온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의 첫 차다. 그의 자존심이기도 한 것이다. 

4년간 연구원 1200명 투입된 프로젝트
EQ900은 4년간 전담 연구원 1200명이 투입돼 개발한 신차다. 현대차그룹은 EQ900에 대해 “제네시스 브랜드 철학인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와 첨단 자동차 기술의 결정체”라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그동안의 기술력을 제네시스 브랜드에 모두 결집했다. 그 중심에는 정 회장이 있다. 이날 출시한 초대형 럭셔리 세단 EQ900을 시작으로 기존 제네시스를 G80으로 바꾸고 2017년께 중형 고급 세단 G70을 출시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는 총 6종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갖춰 본격적으로 고급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고급 브랜드와 함께 고성능 서브 브랜드 ‘N’도 내놓았다. 
최근 열린 현대기아차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정몽구 회장은 내년에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차의 성공적 출시, 기아차 멕시코공장의 안정적 가동을 위해 힘써 줄 것을 주문했다.

제네시스로 꽃핀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전문가들은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것과 달리 50년이 채 안 되는 현대차가 독자 고급 브랜드 출범하고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으로 꼽는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위해 연평균 연구 개발비의 3배를 투자한 것도 정 회장의 단호한 결단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렇게 선보인 제네시스는 국내는 물론 미국의 유력 자동차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출범은 단순히 대중차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고급차 시장에 대한 선전포고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지녀야 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 자동차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가졌음을 뜻한다.
그동안 후발주자로 글로벌 톱 자동차 회사 진입을 위해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갈고 닦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3(폭스바겐·지엠·도요타) 업체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난 것이다. 
정 회장은 최근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EQ900은 현대차의 기존 플래그십 세단인 에쿠스가 뚫지 못한 미국 고급차시장을 뚫어야 한다. 세계 고급차시장의 격전인 미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차인 EQ900이 성공하지 못하면, 제네시스 브랜드의 다른 모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Q900의 초반 국내 성적표는 어떨까? 출시 전부터 사전계약 대수가 1만 대를 넘었고 출시 뒤에도 하루 150여 대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친환경 전용차의 성공적 출시와 기아차, 멕시코공장 안정적 가동
현대차는 내년 1월 친환경차 아이오닉을 출시한다. 아이오닉은 현대차 최초의 친환경 전용 모델로 토요타의 프리우스와 대결을 벌일 것이다. 토요타 프리우스가 전 세계 친환경차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현대차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현대차는 12월 16일 아이오닉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미래를 책임질 주력 차종으로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3대 친환경 파워 트레인을 모두 적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정몽구 회장은 기아차 멕시코공장의 안정적 가동도 주문했다. 멕시코는 북미시장과 중남미시장 진출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인건비도 저렴하고 노동 생산성도 높은 편이다. 멕시코는 수출기지로서도 최적의 조건이다.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물론 중남미를 포함해 40여 개 국가들과 FTA를 체결했다. 이 때문에 멕시코에서 생산한 차량을 북미와 중남미 다수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멕시코에 연간 생산량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소형차를 생산한다. 기아차는 멕시코공장 생산물량의 40% 가량을 중남미에 무관세로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정 회장은 2015년 3월 첫 해외출장지로 미국과 멕시코를 방문하며 기아차 멕시코공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당시 정 회장은 “멕시코공장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시장 공략은 물론이고 북미시장을 위한 새로운 교두보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 및 중국 시장의 성장 둔화 등 여러 경기 선행 지표들을 볼 때 내년 자동차 시장은 전망이 좋지 않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과 친환경 전용차의 성공적 출시, 멕시코 공장의 안정적 가동 등을 통해 근본적 변화의 기반을 다져야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정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기업의 발전과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 강화를 위한 정 회장의 투지와 현명한 결정력은 이 파고를 잘 헤쳐나가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