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술의 유혹, 
음주운전과 행정처분 

음주운전의 처분 기준은????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나음주씨는 회사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던 중 음주단속에 적발되어 호흡측정기 측정 결과 혈중알콜농도가 0.103퍼센트로 나왔습니다. 해당 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취소를 당한 나음주씨는 자동차를 운전하지 못할 경우 생계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구제받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음주운전은 자신뿐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에게까지 막대한 피해를 주지만, 우리나라는 음주운전에 비교적 관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적절한 수준의 회식과 술자리는 사람을 사귀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등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과 단란한 가족의 행복까지 무참하게 짓밟을 수 있는 음주운전만큼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입니다. 

음주운전을 하면 도로교통법에 따른 형사 처벌은 물론 운전면허정지와 같은 행정적인 처분도 뒤따르는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운전면허에 대한 정지 및 취소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혈중알콜농도에 따른 음주운전 처벌 규정

처분 내용
운전자의 상태
면허정지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 0.1% 미만
면허취소
혈중알콜농도 0.1% 이상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 +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
2회 이상 운전면허정지나 취소를 당한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
술에 취한 상태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음주 측정을 거부한 경우

위의 처분 내용은 행정청 내부 사무처리 준칙이므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하나의 기준이 될 뿐입니다. 음주운전을 한 사람에 대하여 면허정지처분을 할지 아니면 면허취소를 할지 여부는 결국 행정청이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결정할 사항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행령에 규정된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교통사고나 법규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전혀 없고, 운전면허가 생계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며, 음주운전을 하게 된 이유도 가족 중의 누군가가 사고를 당하여 급히 병원으로 수송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등의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면, 면허취소 사유인 혈중알콜농도 0.1%를 아주 근소하게 초과했더라도 면허정지에 그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음주운전을 하다가 단속된 경우, 현장의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치를 믿을 수 없다면 운전자의 요구로 혈액을 채취해 혈중알콜농도를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혈액검사에 의한 측정치를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치보다 당시의 실제 혈중알콜농도에 더 근접한 측정치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행정청은 혈액검사를 실시한 시점으로부터 단속한 시점까지 지체된 시간만큼 분해된 알코올 수치를 계산한 후 그 수치를 더하여 운전 당시의 혈중알콜농도를 산정하고 처분을 내립니다. 그런데 이러한 위드마크공식에 의한 혈중알콜농도 계산은 실험 결과를 통계로 만든 것이므로 체중, 체질, 나이, 성별 등에 따른 편차가 있고, 또한 최종 음주 후 30분에서 90분 사이에는 혈중알콜농도가 상승기에 있는지 하강기에 있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엄격한 요건 하에서 제한적으로 증거자료가 됩니다. 

취소된 운전면허의 구제 방안은????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은 처분을 내린 행정청의 상급기관이 그 처분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한 번 더 검토해보는 것으로, 심판 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급기관이 직접 처분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행정심판을 청구하려면 처분 사실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취소 처분을 내린 경찰청에 행정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행정소송은 행정청의 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므로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는 사람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나음주씨의 경우, 면허취소 기준을 근소하게 초과했고 자동차 운전이 생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조건인 점, 그리고 이 사건 전에 음주운전 등 자동차와 관련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여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면허취소처분에서 면허정지처분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