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

                                    김 원

새 날
새 기쁨으로
꿈과 율동을
종이, 물고기, 식초,
새싹, 사랑, 알곡 
두루 썩어
세상의 
식탁에 올리는
새 날 새 기쁨의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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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집  7

                                                                     김 원

순백의 사랑 동경하는
조용한 자유의 힘이여
유리빛 시간 도도히 흐르는
찬란히 솟는 생의 열정이여
검은 벽 광란의 시절
이제사 힘차게 뚫고 뚫어
둥근 초막 하얀 빈터위에
불꽃같은 생명의 맑은 씨앗
넘치는 기쁨으로 뿌려보자
유유한 삶 푸른 침묵의 강물위에
뜨겁게 가슴 헤치어 희망의 돛배 하나
나뭇잎처럼 띄워보자
잿빛 하늘 허탄한 눈물
눈부신 세마포로 닦아내고
불타는 봄 색동옷의 그이를 맞아
신명난 가락 환희로운 꽃 춤
덩실 덩실이 추어보자
우기의 거친 물살과 냉혈한 동토의 대지
모두 모두 후련히 내어 던지고
바닷가 동백 활짝피어 웃음 짓는
빛살 고운 소망의 동산에 오르어 보자
몸서리치는 어둔 날들의 황무지위에
토실한 실과나무 한 그루 심어 놓고
옥빛 구름 부채살로 흐르는
저기 저편 미지의 나라를 향해
황금빛 경건의 열매 하나
힘찬 화살처럼 드높이 날려보자
그대와 함께 살아가야 할
시작과 끝의 아름다운 비밀
저 완전한 사랑과 꿈의 안식을 위하여
거룩한 성, 눈이부신 
인간의 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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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춤

                                                                                    김 원

너를 생각하는 것은 땅이다
너를 기억하는 것도 땅이다
너의 슬픔을 알고 있는 것도 땅이다
그러므로 땅은 너의 눈물을 받을 줄 안다
너를 떠나지 않는 것도 땅이다
너를 버리지 않는 것도 땅이다
너의 고통을 알고 있는 것도 땅이다
그러므로 땅은 너의 아픔을 위로할 줄 안다
너를 잊지 않는 것은 땅이다
너를 떠받치는 것도 땅이다
너를 사랑하는 것도 땅이다
그러므로 땅은 너의 호흡에 귀 기울일 줄 안다
너의 오만을 참아내는 것은 땅이다
너의 비웃음을 견디어주는 것도 땅이다
너의 방황을 지켜보는 것도 땅이다
그러므로 땅은 너의 가벼움을 인내할 줄 알고
너의 경솔함을 포용할 줄 안다
땅의 세상으로 네가 다시 돌아온다는 걸
땅의 품에서 네가 다시 살아난다는 걸
자비로운 땅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너를 기뻐하는 것은 신선한 땅이다
너를 즐거워하는 것도 거짓 없는 땅이다
너를 공감하는 것도 평화로운 땅이다
그러므로 땅은 너의 모든 것을 삼킬 줄 안다
너의 가슴이 경건한 하늘을 향하기 원할 때
너의 소망이 평안의 하늘을 생각하기 원할 때
너의 생명이 거룩한 하늘을 닮아가기 원할 때
비밀의 땅은 너의 모든 것을 부둥켜안고 춤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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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춤

                                                                   김 원

하늘의 맑음은
어둠의 대지를 위해서다
어둠의 사람을 위해서다
애욕의 검은 바람이
흑암의 땅을 지배하려 할 때
하늘의 별들은 등불을 켠다
하늘의 푸르름은
폐허의 대지를 위해서다
폐허의 사람을 위해서다
적막한 일상이 두려움의 땅을 밟으려 할 때
하늘의 가슴은 폭풍의 막을 연다
하늘이 천둥소리를 내는 것은
새로움의 대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새로움의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다
하늘이 밤을 허락하고야 마는 것은
밝음의 대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밝음의 사람을 만나기 위함이다
하늘의 기다림은
익어가는 풍성한 대지를 위해서다
익어가는 부요한 사람을 위해서다
사랑 품은 알곡들이
저 들녁에서 열매 맺어 피어날 때
사람의 하늘은 
몸 비틀어 소리 지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